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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Computer, inc.에서 1991년에 출시한 최초의 노트북에는 트랙볼이 달려있었습니다. 중앙의 구슬을 돌리면 그만큼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Apple PowerBook 100]

이 트랙볼은 한번의 동작으로 마우스 커서(화살표)를 이동시킬 수 있는 거리가 짧고, 볼 조작과 버튼 조작을 동시에 하기 어려운 구조 등으로 인해 사용자에게 호평을 받지는 못하여, 1994년 출시된 Apple 노트북에는 현재 노트북과 유사하게 터치패드가 도입됩니다. 



[Apple PowerBook 540C]

"540c open". Licensed under CC BY-SA 2.5 via Wikimedia Commons -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540c_open.jpg#/media/File:540c_open.jpg

터치패드와 화면이 1:1인 느낌으로 마우스 커서를 조작할 수 있어서 트랙볼 보다는 호응을 얻었습니다만, 정확도, 조작의 편의성, 손에 가해지는 불편함 등으로 데스크탑에서 사용하던 마우스를 완벽하게 대체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터치패드를 끄고 마우스를 추가로 연결하여 작업을 했고, 마우스가 없거나, 비행기 처럼 좁은 공간에서만 울며 겨자먹기로 터치패드를 사용해 문서를 작업하곤 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노트북에 그대로 반영되어, LG노트북의 경우에는 터치패드 크기를 최소화하는 제품이 등장했습니다. 상품기획자가 고객의 니즈를 직접적으로 반영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 노트북의 경우에도 터치패드의 크기는 초기 제품에서 그리 커지지 않았습니다.



[작은 터치패드가 달린 엘지 노트북]

그러나, 어느 시점을 계기로 터치패드의 크기를 최대화 하는 방향이 생겨납니다. 바로 애플에서 2008년에 대형멀티터치패드를 탑재하면서 부터입니다.


[Apple MacBook Pro 2008]


[애플 Keynote 2008] 

애플은, 터치패드를 멀리하는 고객의 니즈를 직접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파악한 듯 합니다. 그래서, 아이폰에 구현된 두손가락 터치 기능들을 노트북 터치패드에 구현하고, 멀티터치 공간 확보 및 조작성을 높이기 위해 오히려 39% 더 넓게 만들게 됩니다. 고객이 꺼려하는 기능인데, 축소하지 않고 오히려 강화한 것입니다. 참으로 용감한 시도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애플 노트북의 터치패드에 익숙해지면, 오른손이 더이상 마우스를 찾지 않게 됩더군요. 기존의 좁은 터치패드에서는 있을 수 없던 일이었지요. 그리고, 이 덕분에 노트북을 들고 외출하거나 출장갈 때, 마우스를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큰 불편이 없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블로그도 마우스 없이 작성하고 있습니다.

이후, 윈도우즈 기반의 노트북에서도 애플을 따라 터치패드 크기를 키운 제품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대형화가 뚜렷한 흐름을 이루지 못하고, 소/중/대형의 터치패드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기능적으로도 윈도우의 제약으로 포인트-클릭 기능에서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구요. 노트북 터치패드가 마우스를 대체하도록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트북 제조사간의 대승적 협력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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