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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처음 접하고, 급속한 발전을 지켜본 것이 어느덧 20년이 넘었네요. 그간 기술적이나 제품, 서비스 등의 측면에서 수차례의 중요한 전환기들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감명깊었던 사례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첫 포스팅은 노트북 컴퓨터의 레이아웃에 관한 것입니다. 노트북 컴퓨터가 생기기 전에는 개인용 컴퓨터라고 하면 모두 데스크탑 컴퓨터였습니다. 글자 입력을 위한 키보드가 가장 앞에 있고, 그 옆에는 마우스가 그래픽 작업을 지원해주었지요. 키보드 뒤에는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가 놓이는 구성이었습니다.

노트북 컴퓨터, 정확히는 포터블이나 랩탑(LapTop) 컴퓨터가 태동할 때도, 이 레이아웃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한덩이가 되었을 뿐, 맨 앞에 키보드, 맨 뒤에 모니터였고, 불행히도 마우스는 없었습니다. 아래 그림이 그 대표적인 사례인데, Compaq사의 LTE모델입니다.

컴퓨터 업체 중 기술 선도로 가장 유명했던 것이 IBM(현 Lenovo)이었는데, Lenovo의 Thinkpad 노트북 발달 과정이 정리된 그림을 보면 1995년까지도 키보드가 앞에에 있었고, 1997년에서야 안쪽으로 이동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비어진 앞부분에는 트랙볼이나 트랙패드같은 마우스 대체 장비들이 자리하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레이아웃의 변화는 이런 IBM이나 IBM호환 업체가 아니라, Apple이 노트북 제품을 새로 출시하면서 제안한 것이 시장 표준으로 정착하게 된 것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1991년에 1세대 파워북을 출시하면서 이미 키보드를 안쪽으로 밀어 버린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기술 선도 업체인 IBM이 이 변화를 받아들이는데 6년이 걸릴만큼 당시에는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었습니다. 키보드가 앞에 나와있을 때는, 추가적인 손목 받침대를 두고 사용하거나, 손목을 허공에 들고 타이핑을 했었지요. 이렇게 키보드를 안쪽으로 밀면서, 손목 받침대를 내장하고, 포인팅 장치를 추가할 공간을 확보한 것입니다.

물론 Apple도 처음에는 기존 레이아웃을 답습했습니다. 아래 그림은 Macintoshi Portable 제품으로, Apple이 만든 최초의 포터블 컴퓨터였습니다. 위에 컴팩 LTE 모델처럼 키보드가 맨 앞에 놓인 타이핑 중심의 제품임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에서 성공을 못하고, 많은 고민을 통해 새로운 레이아웃을 만들어 낸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상품기획 업무를 수년간 했었는데, 아쉽게도 이러한 규모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내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인생에 한번은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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