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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10일 새 맥북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런데, 10년동안 상품기획/마케팅 전략 업무를 해본 관점에서 보면, 이 맥북의 포지셔닝은 이상합니다.  

이제까지는 가격 순이나, 등급을 기준으로 낮은 것은 좌측, 높은 것은 우측에 배치를 했는데, 신형 맥북은 맥북프로 레티나와 동일한 가격인 $1,299임에도, 훨씬 저렴한 맥북 에어 $899보다 좌측에 있습니다.

맥북에어의 상위 모델이라면 맥북 에어 13인치와 맥북프로 13인치 사이에 들어가야 하는데, 어쩐 일일까요?


게다가, 가격은 맥북프로 레티나와 동급입니다. 왜 화면도 작고 사양도 떨어지는 신형 맥북을 사야 할까요? 일반 사용자용으로 소개되었지만,  맥북프로 기본형보다도 비싸다. 과연 얇고 가볍다라는 것이 이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을까요?


인터넷에 신형 맥북에 대한 의견들을 조사해보면, 다 좋은데, 다기능 포트 한개만 주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 최소한 충전 + 외부 연결은 제공해야만 한다는 의견이 많은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기존 컴퓨터라면 최소한 포트가 2개는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아무리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제공한다곤 하지만, 타임머신 백업 등으로 외장 하드 연결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너무 애플 스타일을 밀어붙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위 상황을 정리하면 애플이 "당신은 맥북의 대상 고객이 아니다!"를 선언한게 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런걸까요?

애플은 사용자 환경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3.5"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최초로 도입하고, 다시 최초로 퇴출시킨 전력이 있고, CD-ROM 드라이브도 선도했다가 먼저 밀어내버린 사례가 있습니다. 이 다기능 USB-C 포트로 무엇을 선도하려는 것일까요? 설마 악세사리 장사를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고성능 컴퓨터를 중심에 놓고 신형 맥북을 보면 하나의 포트는 뭔가 부족해 보입니다. 그러나, 반대쪽에 있는 아이패드 에어2를 중심에 놓고 보면, 신형 맥북은 뭔가 많이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에어2 128GB는 현재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699에 팔리고 있습니다. 하위 모델과 비교해보면 저장공간 64GB당 100$의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맥용 트랙패드를 추가하면 $69를 지불해야 하고, 키보드/케이스 일체형의 로지텍 제품을 구입하면 다시 $100을 추가해야 합니다. 이렇게 세트로 장만하면 $868이 됩니다.

2015년형 신형 맥북 256GB는 $1,299이고, 64GB당 100$ 룰을 적용하면, 128GB대비 $200만큼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패드 에어2와 신형 맥북의 가격(=가치) 차이는 $231이 됩니다. 이 차이로 사용자가 얻는 것은 더 넓은 화면(10" >> 12"), 인텔 시피유, 인텔 그래픽입니다. 포트는 충전/통신 겸용 1개로 동일합니다.

어쩌면, 올바른 질문은 이런 것일 듯 합니다. 

  1. 맥북은 아이패드 에어2에 다시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추가한 아이패드 프로 모델인가?
  2. 아이패드 사용할 때 포트 1개만으로도 충분히 잘 쓰니, 여기에 키보드와 트랙패드가 추가되어도 같을까? 
  3. 아이패드를 써보면 배터리 소모에 대해 그리 신경쓰지 않는다. 하루종일 사용하고 밤에 충전하면 그뿐이다. 맥북에 대해서도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기대해도 될까?
  4. 맥북을 맥북 기본형이 아니라 아이패드+키보드/트랙패드 일체형 컴퓨터라고 볼 때, 슬림한 디자인+인텔 플랫폼에 대한 프리미엄 $231이 큰가 작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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